배를 올리네
벼랑 끝에 서 있듯
처량한 맘은 갈 곳을 잃었네
부스러진 하늘 끝과
배어나는 운무에
가리워진 미혹의 입술은
시린 숨을 불어와
이슬로 드리우다
그저 스며들어
담담한 못을 울리네
흐드러지듯 피워내
더없이 맑은 눈에 꽃잎을 품구나
아스러진 은 달빛과
흩날리는 여운은
고즈넉이 꿈꾸던 가슴에
바람 되어 불어와
흩뿌려지듯 피워내
덧없이 맑은 날에 눈물을 품구나
어둠에 잠긴 하늘에
새하얀 한 줌 잔별이
제 몸을 불려내
그새 세상을 가려
모두 집어삼키네
이슬로 드리우다
그저 스며들어
담담한 못을 울리네
흐드러지듯 피워내
더없이 맑은 눈에 꽃잎을 품구나, 아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