알파 고 놈 참 기차게 똑똑해
치밀한 알고리즘
빽빽한 수십만 줄의 코딩
식은 커피를 홀짝이며
안구건조증을 안약으로 달래며
한 줄 한 줄 두들기는 자판
수 없이 되풀이 하는 디버깅
막 태어난 지능에 엔터키를 누를 때
그 수 많던 실수의 버그가 무색하게
지지직 처리해 내는 무서운 안면몰수
그 화상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 노고를
그 나노세컨드 처리속도에 주저 앉는
지끈한 골치 의식의 골동품
지능은 신속하나
의식은 느리고
지능은 철저히 오류를 미워하나
의식은 수 없는 실수에 아파한다
이제 아픈 실수의 상처가 그리워 진다
피도 눈물도 없는 지능만 존재하는 세상에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