있잖아, 나를 비추는 환한 불빛은
왜 이리 나를 지워낼까?
바람에 흔들리는 내 등불이
너머에 닿을 수 있을까?
볕이 어스름해지면
피워 낼 수 있을 텐데
이런 나라도 누군가 찾아온다면
그래, 조금 더
조용하게
더 아스라이
네 눈에 담아 줄 불이라면
옅은 깜빡임에
이 빛을 내 숨을 다 쏟아내면
내 작은 달이 저 별을
꼭 닮아있기를
찰나엔 흐려도 괜찮을 거야
지나치는 혜성마저 내겐 눈부시니까
별이 없는 까망 위에 반딧불처럼
우린 둘일 때 더욱 빛나고
모두면 눈이 부실 텐데
나만이 낼 수 있는 것만으론
기억을 쓰진 못할까?
애석하게 난
밤을 걷는 저 맘들을
꿈 위에 누워 하늘을 날게 하고 싶어
그래, 조금만 더
간절하게
저 태양처럼
두 눈 감아도 느껴지는 온기에
이 빛을 내 숨을 다 쏟아내면
내 작은 달이 저 별을
꼭 닮아있기를
찰나엔 흐려도 괜찮을 거야
멀어지는 우주마저 내겐 눈부시니까
더, 더, 내게
조금 더 바래줘 더 밝혀달라고
희미하게 선을 긋는 반딧불처럼
잔상이란 삶에 남는 내가 되게 해줘
쏟아지는 유성 빛처럼
찬란하게 부서진 날처럼
네 맘에 불이 켜지면
매일 하루가 그날과 닮아있기를
너의 숨도 소리도 빛을 내니까
어둠 속에 길을 밝혀
결국 찾아낼 거야
홀로 빛을 내는 저 반딧불처럼