휴 정말 큰일날 뻔 했어
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는 위험해
하마터면 트럭에 치일 뻔 했잖아
이어폰 껴고 땅만 보며 걷다가
근데 어젠 정말 괜찮은 가살 쓴 것 같아
맨날 기획사한테 까였지만 이번은 뭔가 달라
지긋지긋한 집의 가난
내가 한 방에 끝낼테니 지켜봐 엄마
집을 나간 아빠도 tv에서 내 노래를 듣고
날 떠난 여자친구도 거리에서 흘러
나오는 가사를 듣게 될테니
그때가 되면 제자리에 돌아가겠지
모든 게 습한 지하방 밀린 월세도
쌓여버린 컵라면과 곰팡이 냄새도
내 가사가 노래로 완성될 때
웃으며 작별 인사를 건넬게
I'm a ghost writer
아무도 내 이름 세 글자는 몰라도
아무도 내 얼굴을 볼 수가 없어도
내가 적은 글자들 속에 내가 있어
그 속에 내가 있어
I'm a ghost writer
작업실에 오자마자 연 메일함
답장이 와있다니 꿈이야 생시야
내가 적은 가사가 마음에 든다며
연락을 달라니 지금 숨막혀
이 기획사엔 유명한 가수 밖에 없는데
누가 부르든지 대박칠 게 뻔해
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이 노래
이런 가사를 써낸 내가 대견해
우선 엄마한테 말해줘야지 이 큰 사건을
내 말을 들으면 엄만 울먹거릴 게
뻔하지만 웃으면서 뛰어갔지 난
꽤 먼 내 집이 코 앞이야
근데 집 앞 횡단보도 앞에 웬
사람들이 이리 몰려있지 앰뷸런스 차까지
어떤 사람이 바닥에 누워있어
엄마도 나와있네 근데 엄마 왜 울고있어?
I'm a ghost writer
아무도 내 이름 세 글자는 몰라도
아무도 내 얼굴을 볼 수가 없어도
내가 적은 글자들 속에 내가 있어
그 속에 내가 있어
I'm a ghost writer
아무도 내 이름 세 글자는 몰라도
아무도 내 얼굴을 볼 수가 없어도
내가 적은 글자들 속에 내가 있어
그 속에 내가 있어
I'm a ghost writer